언택트 2.0 뉴노멀 시대의 병원 : 비영리 조직의 성장 마인드셋 그리고 병원장 리더십

언택트 2.0 뉴노멀 시대의 병원 : 비영리 조직의 성장 마인드셋 그리고 병원장 리더십

  • 유승철
  • 승인 2022.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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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조직의 병원 구조

병원은 비영리 조직(nonprofit organization)입니다.

병원은 많은 국가에서 사유재(private goods)라기 보다는 ‘공공재(public goods)’으로 여겨지며 소비의 비경제성(non-rivalness)과 비배제성(non-non-excludablity)이라는 특별한 의무를 강제 받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의료비의 상승은 경제적 논리를 따를 수 없으며 시민들에게는 열린 의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이상적인 원칙입니다.

하지만 병원은 영리 조직(for-profit organization)입니다. 

고도의 지식 의료인을 고용하고 유지하기 위한 높은 인건비 그리고 신규 장비를 구매나 임대하기 위한 막대한 시설비를 감당하려면 비영리 조직의의 숭고함으로는 역부족입니다. 각종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이 때로는 서비스의 품질저하를 일으키기도 하고 과다한 업무량의 배정 때문에 의료사고 확률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병원의 성장을 위해서는 크고 작은 병원을 막론하고 영리 조직의 기민함과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 필요합니다. 

현대사회에서 가장 복잡하고 까다로운 조직이 바로 병원입니다.

다양한 특성의 고급 직군들이 24시간 협업하며 가장 힘든 상태에 처한 고객들을 비선택적으로 만나는 곳이 바로 병원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영리와 비영리가 섞인 복합적 성격 때문에 영리 추구로 크게 기우는 순간에 거센 사회적 비난에 직면하고는 합니다. 마케팅 활동도 역시 제약이 많습니다. 저예산-저위험-고효율(Low Cost-Low Risk-High Performance)을 염두하고 마케팅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까다로운 조직을 이끄는 병원장은 말 그대로 ‘험난한 의사결정 과정’에 늘 직면합니다. [병원장이 병 나기 가장 쉬운 조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 스융신(釋永信) 방장의 저서(Shaolin Temple in my heart, 2013)
출처 : 스융신(釋永信) 방장의 저서(Shaolin Temple in my heart, 2013)

비영리 조직 캡틴의 성장 마인드셋 _ 영화 '스융신'

병원장은 비영리 조직의 캡틴이지만 성장 마인드셋을 갖춰야합니다.

리더의 인사이트와 열정적 리더십은 조직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버립니다. 그 좋은 사례가 바로 MBA 스님으로도 불리우는 소림사의 스융신(釋永信) 방장(주지스님)의 리더십입니다. 40-50대 독자들에게는 추억의 영화로 남아있을 ‘소림사 18동인’의 배경으로 유명한 절이 소림사입니다. 중국 허난성(河南省) 정저우(鄭州)의 숭산(嵩山)에 위치하고 있는‘소림사(少林寺, 샤오린스, Shaolin Monastery)’는 본래 구멍가게 수준의 은둔의 법당이었습니다.

 1980년대 겨우 10명 내외의 승려들이 근근이 운영하던 소규모 사찰을 중국 500대 기업의 하나로 만들어낸 것은 주지스님의 ‘성장 마인드셋’ 때문이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무술의 인기가 높아지고 소림사 18 동인과 같은 유명영화에 전략적으로 노출시키면서(현대적 개념의 PPL과 유사합니다) 소림사는 중국의 사찰에서 세계의 대표 사찰로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얻은 것입니다. 실제로 영화 개봉 전인 1970 년대 말 소림사를 찾은 관광객이 연간 약 50,000명 규모였지만 영화 흥행 이후 1984년에는 260 만 명으로 관광객이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소림사 산하에 ‘브랜드 관리 전문 계열사’를 설립하고 ‘무술 마케팅’ ‘제약’ ‘관광’ 등 다양한 비즈니스 확장을 통해 매년 1,0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세계적 브랜드로 변화시켰습니다. 광둥(廣東)성 선전 위성TV 와 함께 일종의 리얼리티쇼인 '중국 쿵푸스타 세계 TV대회(中國工夫之星全球電視大賽)'를 진행했고 심지어 무술 영화제작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료 관광객 유치를 위한 순회공연단(Shaolin Kungfu Monk Corps)을 독립 법인으로 창업하기도 했습니다. 소림사의 실사구시(實事求是)적인종교관과 마케팅이 놀라운 물리적 확장과 금전적 성과를 거둔 것입니다.

 

비영리 조직 캡틴의 숨겨진 탐욕

스융신 방장은 그의 저서에서 “소림사의 목표는 상업화가 아니라 진정한 소림 문화의 보존과 확산”이라고 강조하면서 “목표를 위해서는 승려들이 세속적인 세계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소림사의 규모 중심의 확장과 금전을 통한 성장은 최근 여러 문제점에 봉착했습니다. 호주에 불교 체험관인 Shaolin Village 건축을 위해 해당 도시의 시장에게 3백만 달러 규모의 로비를 한 것이 발각되었고 최근에는 성추행, 자금횡령, 정부인사 로비 등 부정적 제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규모의 성장이 부패로 이어진 셈입니다.

비영리 조직의 진솔한 고백 _ Reveal: Where Are You?

미국 최대 규모 교회의 하나인 윌로우 크릭 교회(Willow Creek Community Church)의 주임 목사인 ‘빌 하이벨스(Bill Hybels)’목사는 <Reveal: Where Are You?>이라는 도서를 통해 “우리는 숫자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참된 제자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한 바 있습니다. 이제 영국과 아일랜드까지 진출한 미국 최대이자 글로벌 프랜차이즈 교회의 담당 목사가 들려준 진솔한 고백을 통해 한 비영리 경영의 성장을 도모하는 조직에게 좋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병원 경영자들은 공격적 경영과 적극적 마케팅에 앞서 의료조직의 철학과 본질을 곱씹어봐야 할 것입니다. 단번에 뜨는 병원이 아니라 오래 건강하게 사랑받는 병원을 만들기 위한 병원장의 의지와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출처 : 교회 경영의 문제점과 반성을 다룬 도서 (Reveal: Where Are You?, 2008)
출처 : 교회 경영의 문제점과 반성을 다룬 도서 (Reveal: Where Are You?, 2008)

병원의 비영리와 영리의 적절한 조율

병원은 비영리와 영리의 두 날개로 날아갑니다. 어느 한 쪽에 지나치게 치우치면 급히 추락하고 맙니다. 소비자가 병원의 문제점에 침묵하는 시대는 이미 종언했습니다. 최근 급격히 늘어가고 있는 소비자의 집단 불매운동 및 사이트 탈퇴운동 등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집단행동까지 만들어내는 소비자의 힘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업이 무심코 게재한 광고 한 두 편이 엄청난 역풍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병원장은 비영리와 영리의 두 날개를 조율하며 성장을 향해 날아가는 항해사가 되어야 합니다. 병원이라는 고도화된 조직의 경영자로서 더 깊이 배우고 또 성찰해야 합니다.

 


[인용] 

  • Hybels, L., & Hybels, B. (1995). Rediscovering Church: The Story and Vision of Willow Creek Community Church. Harper Collins. 
  • Yongxin (Shi.). (2013). Shaolin Temple in My Heart (Chinese Culture)(English Edition) 我心中的少林 (文化系列)(英文版). China Intercontinental Press. 
  • Worth, M. J. (2020). Nonprofit management: Principles and practice. CQ Press.

※ 닥스미디어(http://docsmedia.co.kr/) 칼럼을 공유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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