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의 크리에이티브, 여전히 '마음이 합니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의 크리에이티브, 여전히 '마음이 합니다'

  • 이지원 인턴 기자
  • 승인 2023.10.27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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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캠페인
다양한 캠페인

[ 매드타임스 이지원 인턴 기자] 올해 2월 등장한 생성형 AI는 카피, 비주얼 등 광고 제작에 참여하며 크리에이티브 영역을 확장했다. 최근 맥도날드는 챗GPT에 가장 특색 있는 버거에 대해 질문(What is the most iconic burger?)했고, 챗GPT는 빅맥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는 그대로를 옥외광고로 활용되었다. 그러자 버거킹은 챗GPT에 가장 큰 버거가 무엇인지 물었고(And which is the biggest?), 와퍼(the Whopper)라고 대답한 광고를 맥도날드 옆에 나란히 개재했다. 이처럼 최근의 크리에이티브는 기술의 활용이 돋보인다.

그러나 지난 26일 목요일, 애드아시아 오픈 스테이지에서 열린 강연은 크리에이티브를 기술이 아닌 진정성이라고 하나같이 말한다. 25일 수요일부터 코엑스에서 진행 중인 애드아시아는 1층 오픈 스테이지에 현업자의 다양한 캠페인 제작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는 강연을 마련했다. 26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약 20분씩 진행된 총 6개의 강연은 '크리에이티브'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처음 강연을 맡은 제일기획 황성필 CD는 <똑똑 캠페인>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크리에이티비티'에 대해 강연했다. 황성필 CD는 세상에 긍정적 변화를 불러오는 광고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이를 위해 정확한 문제 정의, 예상치 못한 방법 찾기 그리고 지속 가능한 광고 제작하기를 제안했다. 그는 "광고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고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을 바꾸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해야 한다. 그게 사회에 보답하는 길이다"라고 말하며 세션을 마무리했다.

황성필 CD
황성필 CD

두 번째 강연은 더워터멜론의 송창렬 대표가 지속가능성의 미래를 그리는 크리에이티브를 소개하며 진정성 있는 가치와 행동 변화를 강조했다. 그린워싱으로 논란이 되었던 애플의 <mother nature>로 시작한 강연은 캠페인을 단순히 그린워싱으로 치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환경문제를 공론화시켰다는 점을 의의로 뽑았다. 이후 해외 캠페인을 사례로 들어 환경 캠페인 속 크리에이티브는 ‘경각심’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통해 일시적 캠페인이 지속적 실천 가능성 획득으로 나아가야 함을 언급했다.

송창렬 대표
송창렬 대표

세 번째 강연은 TBWA의 김옥수 국장이 여성 타깃에게 진정성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던 BMW의 <BORN BOLD> 캠페인을 소개했다. 최강의 성능을 자랑하는 BMW의 내면과 여성 본연의 내면을 'BOLD'로 연결하여 타깃 소비자인 2060 여성에게 다가간 이 광고는, 광고모델의 실제 인터뷰를 기반으로 카피를 작성해 진정성을 더했다. 김옥수 국장 또한 브랜드의 코어 정체성과 타깃 소비자 간의 공통점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는 것을 강조했다.

김옥수 팀장
김옥수 팀장

네 번째 강연은 영상의 크리에이티브 요소로서 '인간의 정서가 담긴 청각적 정보'를 강조했다. 짧고(short), 빠르고(speedy), 세로 형태(sero)의 시각적 크리에이티브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청각이 간과된 점이 문제로 제시되었다. 해법으로 적절한 음악과 언어의 조화를 제시하며, 화자의 말 속 의미와 심리 정서를 음악과 소리에 반영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느리지만(slow), 소리가 있고(sound), 점진적인(steady) 가치가 있는 영상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정승호 대표
정승호 대표

다섯 번째 강연은 현대자동차의 캠페인 스토리를 현대자동차그룹의 박동준 책임연구원이 발표했다. 최첨단 기술을 홍보하는 기업임에도 기술 홍보의 방향은 감정적 소구였다. 수많은 데이터로 맞춤화된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에게 모빌리티 기술을 이해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공감을 이끌기 위해 2015년부터 시작되어 계속 진행 중인 사회 공헌 캠페인을 소개했다.

박동준 책임매니저
박동준 책임매니저

마지막 강연은 덴츠테페이 모리구치는 2024년 공개할 인간의 감정을 읽는 기술을 처음 소개했다. 동공(pupil)을 통해 사람의 무의식적 감정을 읽을 수 있는 기술로, 국적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 인간의 감정을 읽는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이 기술은 추후 아이들의 반응 탐지를 통한 분석, 운전자의 무의식 분석을 통한 사고방지, 파킨슨병 조기진단 등 여러 영역에서 활발히 사용될 수 있음이 암시되었다.

결국 오후 세션은 크리에이티브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그렇다면 왜 크리에이티브가 기술이 아닌 마음을 향하는 것일까? 마음은 같지만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긍정, 올바름에 의견을 같이하고, 이는 곧 하나의 공감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공감 속 개개인이 가진 감정의 종류는 전부 다르다. 모두의 감정은 저마다 섬세함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무한한 방법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는 건 마음이기에, 로봇의 시대에도 광고는 계속 사람을 향하게 된다.

[사진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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